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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이 파워포인트로 만든 100점짜리 표지

부끄러움에 볼덩이가 불덩이처럼 달아올랐던 보이는 라디오 팀 프로젝트가 끝났다.

일주일도 채 안되는 시간 동안 처음보는 크루들과 급작스럽게 팀으로 결성되어, 상황과 대본을 준비하고 몇 차례의 리허설 끝에 5분 남짓한 시간동안 발표를 진행했다.

많은 팀들이 재밌는 상황극을 많이 보여줬고, 진짜 너털 웃음 칠만큼 잘 준비한 팀들도 많았다. 우리 팀도 그에 못지 않게 잘 준비한 것 같아서 뿌듯했다.

보이는 라디오 팀 프로젝트가 끝나자 팀 단위 회고 시간이 주어졌다.




루트
후반엔 쓸만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떠올랐는데, 초반에 새로운 의견을 많이 못낸게 아쉬웠다.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을 수립하고 점진적으로 발전시킨 팀 프로젝트의 경험을 프로그래밍 프로젝트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다른 팀들의 소품을 보니 나도 소품을 쓸걸 아쉬웠다.

항상 말 수도 적고,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해주는 루트. 루트와는 같은 반이기도 한데, 워낙 과묵한 크루라 선뜻 말걸기 어려워 항상 지켜만 보고 있다. 👀 무얼 준비하나 궁금했었는데, 직접 자료화면까지 동영상으로 준비했다. 😆 심지어 끝나고 나서는 아쉽다고까지 한다. 과묵한 겉모습과 다르게 넘치는 의욕이 너무 좋았다.

소롱
다들 시간 약속을 잘 지켜줘서 너무 좋았고, 고마웠다. 다들 열정적으로 참여해줘서 좋았다. 덕분에 나도 ‘뭐하나 허투루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준비하는 동안은 떨렸지만, 막상 끝내고 나니 ‘조금 소극적이었나?’ 하는 아쉬움도 있다. 앞으로 의견 제시할 때 근거와 확신으로 내 의견에 힘을 실어서 말해야겠다.

조용조용하고 똑부러지는, 큰 누나 같은 소룽. 초반에 카일과 함께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정리하면서 팀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소롱의 이야기를 들으니 더 그런 것 같다. 우리 팀 시간 약속은 정말 칼 같이 잘 지켰다. 누구 하나 늦는 크루가 없었다. 그런 사소한 점 하나하나가 쌓여서 불만이 되는 건데, 정말 고마운 크루들이다.

샐리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부끄러우면 얼굴이 빨개져서 너무 민망했다. 팀원들과 직접 만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꽤 친해지고 순조롭게 잘 진행한 것 같아 좋았고 재미있었다. 팀원들이랑 얼른 오프라인에서도 잘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다른 크루들과도 많이많이 친해져서 더 재밌는 우테코 생활을 하고싶다.

텐션 높을 땐 에너지가 화면을 넘어오는 샐리! 샐리와는 첫 페어까지 진행해서 연이 길다. 샐리가 TDD 페어프로그래밍을 진행할 땐 계속 늘어지고 힘들어했는데, 보이는 라디오 팀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는 화면을 넘는 에너지를 보여줘서 한 편으로는 미안했다. 😅 끝까지 텐션 잃지 않고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맙다.

카일
다른 공부했을 때 못해봤던 팀 프로젝트를 하게 되어 기뻤다. 좋은 사람들과 가치있는 일을 같이 만들고 싶어서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하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원격으로 진행하게 되어 걱정이 많았는데 사이드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는 경험이 좋은 시간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 흐르는 정적이 싫어 먼저 말을 주도적으로 하곤 하는데, 초반에 다른 팀원의 의견을 가로막지는 않았을까 걱정된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가장 마지막에 내 이야기를 꺼내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카일은 걱정된다고 했지만, 초반 서먹하고 조용한 팀 분위기 속에서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함께 아이디어 수립을 이끌어준 카일에게 감사하다. 아마 카일과 소롱이 아니었다면 주제 선정도 오래 걸렸을거고, 연습할 시간도 그만큼 부족했을거 같다. 지금도 소프트 스킬이 충분한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더 갈고 닦을지도 고민하는 카일이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브랜
다른 사람과 계속 비교하는 습관이 있다. 다른 팀들의 주제를 보았을 때, 우리 팀의 주제가 너무 흔한 것 같아서 ‘잘 안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계속 떠올랐다. 그러나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덕분에, 흔한 주제라는 단점을 딛고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온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상황보다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해준 팀 프로젝트였다.

사실 브랜의 회고를 듣고 깜짝 놀랐고, 가장 많이 공감했다. 처음 우리 팀의 주제가 정해졌을 때, 솔직하게 ‘너무 흔한거 아닐까?’ 하면서 걱정이 됐었다. 실제로 단체 리허설 때, 다른 팀들의 발표를 보니 주늑드는 느낌도 있었다. 그러나 팀원들 모두 개의치 않는 것 같았고, 덕분에 오늘 나도 걱정을 접어두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재밌는 결과물이 나왔고, 우리는 만족하고 있다. 아마 브랜도 같은 느낌이지 않았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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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직전 똘끼를 분출해보라는 포비의 말이 떠올랐다. 똘끼를 분출했을 때 창피함은 한 순간이지만, 똘끼를 참았을 때 후회는 한 달이 넘는다는 걸 살면서 여러번 경험했기 때문에 질끈 감고 애드리브 연기를 질러봤다. 결국 팀원들의 호응도 얻고, 나 자신도 재밌었고. 지르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다른 크루들의 연기가 워낙 강렬해서 내 연기는 내 머리 속에서도 금새 잊혀졌다. ㅋㅋㅋ)

정해진 기간은 일주일이었지만 함께 진행된 페어 프로그래밍, 리팩토링에 치여서 실제로 보이는 라디오를 준비한 시간은 하루가 채 되지 않는 것 같다. 처음에는 서로 얼굴도 본 적 없는 사람들끼리, 오프라인도 아니고 온라인에서 만나 함께 준비한다는게 과연 가능할까 싶었지만, 그 작은 시간 속에서 막힘없는 화합으로 주제도 금방 정하고, 남는 시간에 서로 사는 이야기하며 노가리도 까고…

사실 “이번 팀 프로젝트를 통해 소프트 스킬이 증진되었는가?” 라고 묻는다면, “아니.”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워낙 소프트 스킬이 뛰어난 크루들과 팀이 되었고, 그들 사이에서 나는 즐겁게 준비만 했다. 딱히 내 소프트 스킬을 증진할 이슈가 없었다.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런 팀원들을 만난 덕분에 보이는 라디오를 준비하는 시간이 하기 싫은 시간이 아니라, 즐겁게 웃고 떠드는 시간이었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재밌는 시간이었다. 근데 또 하고 싶진 않다. 다른 크루들의 의견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친다.


  • 마지막으로, 꼭 4기들은 “오프라인”에서 “뮤지컬”을 멋지게 하며 나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꼭.
  • 이 즐거운걸 우리만 하지않고 꼭 4기도 했으면. 오프라인은 뮤지컬, 온라인으로 진행된다면 단편영화…?
  • 4기는 제발 훨씬 더 괴로웠으면 좋겠다. 단편 영화나 뮤지컬 강추. 합창 같은거도
  • 4기 뮤지컬하면 티켓팅갑니다.
  • 4기는 무조건 뮤지컬!
  • 4기는 반드시 뮤지컬과 보이는 라디오 둘 다 해야한다.
  • 4기는 댄스배틀도 해야한다. + 랩 배틀도 해줘요 성악도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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