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나무 숲에 올라온 글

어느 날 글또 대나무숲 채널에 올라온 글 하나가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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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먹어가면서 두뇌 회전력이 느려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에요. 어떻게 하면 계속 좋아지거나 유지할까요?

그러게. 요즘 같이 간단한 사고 하나도 AI 에게 맡기는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건강한 뇌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까? 불현듯 피어오르는 긴장감에 한참 생각을 해보게 된다.


🧠 뇌 돌아보기

돌이켜보면 어릴 때는 정말 반짝이는 집중력과 상상력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집중력은 지금도 환경을 조금씩 바꿔보면서 어느정도 컨트롤이 가능한 영역이라 생각하지만, 상상력은 그만큼 되돌리기 힘든 것 같다. 그 근원이 대체 무엇이었을까?

정답이라고 생각할 수 없지만, 적어도 어릴 땐 지금처럼 금전, 건강, 인간관계 등등 신경 써야할 것들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문방구에 팔던 3,000원 짜리 플라스틱 탱크모양 필통이 내 온 관심사였던 걸로 기억한다.

알고 있는 정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판단할 떄 기반 지식 없이 모든 걸 직접 사고해야했고, 자연스레 상상으로 이어졌겠다. 나이를 먹고 비슷한 상황들에 대한 경험이 쌓이면서 기반 지식을 갖추게 되고, 그래서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 되면서 사고가 줄어들고, 자연스레 상상할 기회도 줄어들게 된 것 같다.

우리의 뇌는 영악해서 편한 방향을 찾아 계속 최적화를 진행할 거라고 생각한다. 상상하는 횟수와 규모가 줄어들수록 뇌는 사고 영역을 줄이고 저장 영역을 키우는 쪽으로 발달하지 않을까? 점점 기반 지식에 빗대어 빠르게 판단하는, 선입견을 가진 어른이 되는 것 같다.

아~ 그래서 어릴 때 많은 경험을 하고, 식견을 넓혀야 한다고 어른들이 그렇게 강조하는구나.

아~ 그래서 공부하는 습관을 놓지 말라고, 새로운 걸 배우라고, 항상 도전하라고 어른들이 그렇게 강조하는구나.

식견을 넓힐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이 든다면, 적어도 새로운 걸 배우고 도전하는 습관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돌이켜보면 항상 새로운 도전과 지식 습득을 멈추지 않는 어른들은 눈빛이 항상 반짝였다. 뇌가 계속해서 새로운 자극을 받으면서 사고하고 상상하면서 빛을 발산하는 듯한 느낌.

사실 요즘 새롭게 시작하는 일들에 대해서 막연함과 스트레스가 조금씩 느껴졌었는데, 자칫 잠들 수 있는 뇌를 일깨우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설렘이 더해진다.

인간 뇌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내용을 저장할 수 없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다. 게다가 언젠가 찾아올 기능적 저하를 막을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영상이 됐건 음성이 됐건 문자가 됐건. 항상 기록하고 들여다보는 습관을 잘 다듬어놔야 한다는 것도 모두가 알고 있다. 이 조차 자주 까먹어서 그렇지. 다시 한 번 다짐을 해본다.

쏟아지는 생각들을 정리해서 아래와 같은 답글을 남겼다.


🧠 나 돌아보기

어릴 때를 떠올려보면, 정말 반짝이는 집중력과 몰입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잖아요.
지금도 가끔은, 정말 아주 가끔은 한 번씩 그 때의 집중력이 발휘되는 느낌이 오실거구요.
‘그 땐 그게 왜 가능했을까? 지금은 왜 잘 안될까?’ 에 대해 한참 생각해보고 제가 내린 결론은 “우리 뇌 기능은 사실 어릴 때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데, 인생을 편하게 해줄 지식을 너무 많이 알아버렸고 신경 써야할 거리들이 너무 많아졌다.” 였어요.

동물의 본성은 이기적이고 편한 걸 찾으니까, 뇌도 그 일부로 편한 방향을 찾아 계속 최적화를 진행할거라 생각해요. 어릴 땐 기반 지식이 없으니 모든 걸 직접 사고해야하고, 상상해야하고, 그 과정에서 창의적인 사고가 쏟아지고, 그래서 빛이 나고.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이면서 대부분을 기반 지식에 빗대어 빠르게 판단하고, 그래서 사고가 점점 줄어들고. 대신 실수가 줄어들고. 인생을 편하게 해줄 지식을 많이 습득해버렸으니 자연스러운 현상 같아요.

그래서 어른들이 “공부하는 습관 놓지 마라.”, “새로운 걸 배워라.”, “항상 도전하라.” 라고 말씀하시는거 같아요.
이미 아는 것들만 반복 해나가면 어느 순간 우리의 뇌는 “더 이상 사고는 필요 없으니 그 쪽 뇌는 줄일게~” 최적화를 끝마칠거고, 계속해서 새로운 자극을 얻어내면 우리의 뇌는 “와씨 이건 또 뭐야? 어떻게 해야 살아남지? 상상해!” 하고 열일을 할테니까요.

정말로 신체적 뇌 노화가 오는 50, 60대 이상이 아니라면, 기능적 저하보다는 부하가 온다고 생각하는데요,
안그래도 세상살이 알아야할 것들이 천지삐까린데, 정보 습득은 너무나 쉬워졌고, 정보가 쏟아지는 속도는 특히나 더 빨라졌죠.
신경 써야할 거리들이 너무 많아진 탓에 ‘기반 지식에 빗대어 빠르게 판단’ 하는 행위가 되려 어려워지는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떠오르는 생각과 알게된 지식들을 모두 기록하고, 그것들의 우선 순위를 매기고, 나머지는 일단 나중으로 미룬 뒤 우선 순위가 높은 일에 집중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믿고 연습하고 있어요.

이 습관을 반복하다보면 기반 지식없이 모든 걸 직접 사고하고 상상하던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막연히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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